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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로그 마이가든



[92일] 좌충우돌... 아이와 살다

오늘로 인유 태어난 지 딱 3개월이 지났다.
몸무게 약 7.3kg, 키는 65cm쯤?

"인유, 3개월 살아보니 어때? 괜찮았어?" 라고 물어보면 대답은 못하지만,
아마도 "힘들었어요..." 하지 않을까?
태어난 것 자체가 엄청나게 힘든 일이고, 그렇게 빠른 속도로 쑥쑥 자라려면 그 변화를 감당하는 것도 정말 힘들겠지만
무엇보다도 어리버리한 엄마 때문에 더 힘들듯 싶다. 

요 며칠은 특히나 힘들었는데,
워낙 약간 급한 성격에 와락 넘어가게 울기도 잘 하고, 잠투정도 좀 하는 편이었지만
어제부터는 정말로 누가 바늘로 찌르기라도 하듯 자지러지게 울어대기를 그치질 않는 것이다.
와악, 하고 울어도 달래면 그쳐야 정상인데, 잠깐 겨우 진정을 시켜도 금새 다시 울어대고
게다가 이달 들어 먹는 양도 급격히 늘었었는데 어제부터는 통 먹지도 않고 젖꼭지를 들이대기만 해도 자지러지니...
울기는 배고픈 듯이 울어서 자꾸 젖을 물리면 또 자지러지고...를 반복하다 보니 내가 애를 고문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을 지경이었다.
어디가 아픈가 싶어도 우는 것 외에 딱히 별다른 증상을 발견할 수도 없고... 한번 잠이 들면 또 잘 자는 것 같고...

어제 저녁엔 달래다 달래다 지쳐서 약속이 있어 나가있던 꿘씨를 불러들였고
오늘 오전에도 내내 우는 인유를 안고 달래다 너무 힘들어서 엄마에게 SOS를 쳤다.
엄마한테 전화하고 나니까 또 넘 잘 자는 녀석...

자고 일어나선 기분이 좀 괜찮아 보였는데 오른쪽 귀에 진물이 나는게 눈에 띄었다.
병원에 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정말 어디가 아팠구나 싶어서 병원엘 데리고 갔더니... 태열이란다.
지난번에 얼굴에 빨갛게 태열이 올라온 것 땜에 병원에 가서 바르는 약 처방도 받았었는데 그동안 얼굴만 신경쓰고 있었지 귀까지는 생각을 못했었다.
그게 가려운가요? 했더니 그럴거란다. 그러면서 먹는 약하고 가려움을 좀 덜어주는 바르는 약도 처방해 주더라...
왜 아무도 태열이 가려울거라고는 안가르쳐 준 것이야... ㅜ.ㅜ
얘가 어제부터 잘 먹지도 않고 내내 우는데요? 그랬더니 다른 이상은 없어보인다는 무뚝뚝한 대답만...

집에 와서 약 먹이고 목욕시키고 약 발라줬더니 안 울고 있다가 오랫만에 반항없이 젖을 잘 먹고 잠이 들었다.
ㅜ.ㅜ 가려워서 그렇게 괴롭게 울었었구나... 불쌍한 녀석, 말도 못하고...
그래서 졸리면 내 가슴팍에 얼굴을 부벼댔고, 젖 먹다 짜증낼 때 얼굴에다 대고 팔을 휘둘렀구나...

내가 낳은 애가 피부에 문제가 있을 거란 생각은 안하고 있었다. 내가 화장품 고민은 해본적 없는 워낙 강철피부? 여서...
그래선지 열내며 울거나 너무 열심히 먹고 나서 얼굴에 빨갛게 오돌도돌 태열이 올라와도 보기에 좀 그래서 그렇지 아이가 불편해 할거란 생각은 안했었고 금방 괜찮아 질거라고 넘 안이한 생각을 했었나보다.
오늘 잘못하면 우리 인유가 아토피로 고생할 가능성을 꽤 심각하게 느꼈다.
임신했을 때 비빔면 너무 열심히 먹은거 후회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저 내가 우는 애를 달래는 기술이 부족함을 속상해했을 뿐, 인유가 무엇을 불편해 하는지, 나의 섬세한 관찰이 부족했던 것을 반성한다.

애기를 돌보는 것은 가끔 머리가 여럿 달린 용을 퇴치하는 일처럼 느껴진다.
애기가 울 때, 잠을 안잘 때, 잘 안먹을 때, 또 너무 많이 먹으려 할 때, 변이 이상할 때...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 또는 이게 진짜 문제인가? 정상인가, 비정상인가? 논문 쓸 때보다 머리가 아프다.
한 패턴에 내가 조금 익숙해질만 하면 아이는 자라고 모든게 바뀐다.
모든 문제가 새롭고 같은 문제에도 해답은 그때그때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