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19일
[99일] 제발 그만 좀 울어..
병원 다녀온 후 다음날은 착하고 기분좋은 아기였는데,
우는 이유는 태열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지금은 피부 엄청 좋다.
그 담날부터 품에 안고 재우려고 '자장~'을 시작하기 무섭게 삐쭉삐쭉 거리며 울기 시작, 점점 울음이 커지면서 또 까르륵 숨넘어가는 울음으로 변한다.
졸음은 다 달아나고 열심히 달래도 좀 진정되는가 싶으면 또 울기 시작.
이런 식으로 몇시간씩 울면서 진땀을 쏙 빼놓는다. 물론 우는 자신은 더 힘들겠지만.
기저귀 갈 때도 옷을 입히려고 허리 뒤로 손이 갈 때마다 울어대고
그렇게 울때는 진정시키려고 등으로 토닥여도 오히려 몸을 뒤로 젖히며 소리지르고 울질 않나...
젖으로 입을 막아 재우려고 하면 (보통은 항상 성공하는데) 잠이 드는가 싶다가도
금새 깨어나 다시 울고... 흑흑흑.
울다가도 욕조에만 들어가면 방싯거릴 만큼 목욕을 좋아했는데
급기야는 목욕통 안에서도 울고불고 하는 사태가...
그러다보니 하루 세번 자는 낮잠은 겨우 한번 재우기 힘들고
8시경에는 자던 밤잠도 11시 12시까지 늦춰졌다.
이렇게 안자고 버틸 때는 피로가 쌓일대로 쌓여서 안아도 울고, 그네를 태워도 잠시 후 울고, 눕혀도 울고...
점점 절박해진 나는 인터넷을 뒤져 물소리 mp3파일을 다운받아서 틀어놓고
(아기들은 물소리, 청소기소리, 라디오 잡음, 드라이어 소리 등 일명 white noise를 들으면 진정하는 경향이 있다. 태내에서 듣던 엄마의 혈류소리와 유사하다나... 왕왕 울던 인유도 수도물을 세게 틀면 울음을 그친다. 물을 잠그면 다시 울지만.)
도대체 왜 우는가, 이유를 찾아보려 책도 찾고 인터넷도 보고...
여전히 가려운가? 속이 안좋은가? 허리가 아픈가? 귀가 이상한가?
시어머니도 애가 그렇게 우는 건 이상하다 병원에 가보자시고...
애 재우기가 그렇게 힘드냐며 유난떤다고 하던 꿘씨도 결국 나의 처절한 심정을 이해하고 병원에 가보라고...
근데 막상 병원에 가려니 정말 민망하더라.
애가 안자고 계속 울어요... 그러면 애 멀쩡한데, 잘 재우세요. 그런 반응밖에 상상이 안되는... -.-;;;
어쨌거나 애가 정상인지라도 확인은 해야 할 것 같아서 병원엘 갔다.
전에 가던 소아과 의사는 넘 무뚝뚝하여 아무 대답도 못들을 것 같아서 지후맘 까페에서 친절하다고 하는 다른 소아과에 전화해 보고 또 뭐라고 해야할 지 몰라서 그냥 이런저런 상황을 종이에 적어서 갔다.
다행히 찾아간 병원의 아줌마 의사샘은 내가 적어온 종이를 보고 꽤 친절하게 봐줬다.
하지만 역시나 애기는 건강하다고.
젖이 부족해서 우는 것일 수도 있고... 내가 음식을 조절해 보라고. 카페인 절대 금지. 커피, 녹차, 홍차, 초콜렛, 코코아, 콜라, 맥주 등등... 다 금지. 처음 출산하고 나서처럼 드세요, 한다.
그러고보니 엊그제 맥주도 한 캔 먹었고, 커피도 마셨고, 어제는 녹차도 마셨구나. 원석이가 사온 도넛에 초코렛도 있었고...
엄마랑 시어머니에게 얘기했더니 반응이 똑같다. 그래 어쩐지 너 요즘 먹는게 시원찮더라.
여전히 왜 우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음식은 열심히 가려먹어야지.
병원에 다녀온 것 자체가 약인지, 다녀와선 젖 먹고 한참 잘 자 주었다. 밤잠 재우기도 조금 수월했다.
역시 낮잠을 잘 자야 밤잠도 잘 잔다.
일주일이 어떻게 갔는지 잘 모르겠다.
아기 일과와 재우기에 고민이 많아지면서 아기와의 즐거운 속삭임이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는데, '아기 잠재우기'를 위한 곳이다. 애 재우려고 고생하는 엄마들이 얼마나 많으면... ^^ 얘가 왜 이런가, 답을 찾으려고 열심히 보고 있다.
결론은, 대부분의 아기들이 100일을 즈음해서 급격한 변화를 겪는 것 같다. 얌전하다가도 갑자기 힘들어지거나, 어떤 면에서는 갑자기 수월해지거나...
인유도 그런 변화를 겪는 중이다. 변화는 늘 힘들다. 힘내자.
# by | 2008/12/19 23:01 | 아이와 살다 | 트랙백









